여행/해외여행

201812 일본 큐슈, 따뜻한 남쪽나라 가고시마

aeast 2021. 4. 25.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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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가고시마로 돌아와서 예약한 호텔에 체크인.

Richmond Hotel Kagoshima Kinseicho.

일본에서 리치몬드호텔 체인은 나쁘지 않은 선택인 것 같다.

가성비가 좋다, 여행자에게 과하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다.

그리고 조식이 알차다.

이 호텔은 위치도 괜찮다.

가고시마 해변에 근접해서 부담없이 해변으로 걸어갈 수 있고,

늦은 밤까지 식당이 문을 열고 있는 유흥지인 천문관(Temmonkandori)도 걸어가기는 부담이 되겠지만 가까이에 있다.

저녁 늦게 천문관통을 거늘다가 들어선 은스시.

좁은 식당에는 연말이라 직장인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망년회를 하고 있다.

실내가 좁아 양복저고리가 벽마다 빼곡히 걸려져 있다.

식당은 6,70대로 보이는 아버지와 그 아들이 운영하고 있다.

한편에는 커다란 진열장에 싱싱한 해산물이 전시되어 있고, 그 너머로 주인이 주문을 받아 요리를 하고 아들은 보조 및 서빙 등을 하고 있다.

보기에는 작고 마른 노인이지만 젊었을 때는 이것저것을 해 본 듯.

식당 벽에는 야구복 상의 미니어쳐가 액자에 둘려 걸려 있다.

팀과 백넘버는 모르겠지만, 열성 야구팬인듯.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세필로 적어내려간 메뉴판.

매일 때마다 바뀌는 해산물과 시세를 반영하여 쓴다고 한다.

우선 모듬초밥을 시키고, 무엇이 좋냐고 물어보고 시켰더니, 생선구이가 나왔다.

신선하고 맛있는 것이야, 들어설 때부터 알았고...

해산물의 가장 순수한 맛과 모양.

항구에 위치한 식당의 모범.

우리나라에서는 찾기 어렵다.

여행중에 마음에 들었던 식당들은, 생각해보니 모두 검색하고 계획해서 간 곳들이 아니었다.

뒷골목에서 마음이 동해 들어섰던 식당들이 여행을 풍족하게 한다.

다음에도 오고 싶지만, 아마 그 때는 아들분이 주방을 맡고 계시지 않을까...

나올 때쯤 시간이 늦어지니, 인근 술집이나 유행업소에서 2차를 하러 온 사람들로 멤버가 교체된다.

눈에 뛰는 커플들이 좀 있다, 나이가 있는 남자와 젊은 여자.

심야식당 분위기도 좀 난다.

다음날은 힐링하는 일정.

아침 일찍 가고시마 해변, Water Front Park로 나섰다.

모노노케 히메의 배경으로 잘 알려진 야쿠시마섬을 가고시마항에서 배로 가 볼 수 있다고 해서 터미널에 일찍 들렀다.

야쿠시마 말고도 여러 섬들을 갈 수 있는 것 같다.

태평양에 점점이 연결되어 있는 군도.

저 섬들을 향해 배를 타는 순간 하루나 이틀 더 큐슈에 머물러야 해서 끝내 승선을 하지 못했지만

가고시마에 다시 와야 하는 이유가 하나 더 늘었다.

배를 타고 저 섬들을 하나하나 들리며 백패킹을 하는 것도 한참이 걸릴 것 같다.

날이 밝을 때까지 해변 여기저기를 거닐다.

연말인데도 남국이라 그리 춥지는 않다.

여름에는 이 해변에 얼마나 사람들이 많을까?

다음에 올 때는 여름에 와야지.

유명한 모래찜질을 하러 완행열차를 타고 Ibuski로 갔다.

온갖 역들을 다 들려 사람들이 다 내린 후에도 한참을 더 가서 열차에서 내렸다.

큐슈 여행을 하면서 기억나는 것 중 하나는 교통편.

출장 때와는 다르게 여유가 있으니 여러 종류의 대중교통을 자주 이용하였다.

시내버스를 몇번 타보니 적응이 되어 시내에서 이동하는데 불편함이 없었고,

후쿠오카에서 타본 지하철은 도쿄보다는 간단했다.

일본은 특히 철도 교통이 발달되어, 여러 종류의 열차를 이용할 수 있다.

규슈에서 만난 역사와 열차들은 마치 70년대 마냥 낡았고 당분간 바꿀 생각이 없는 것 같다.

전반적으로 한국의 효율적인 서비스, 즉 되도록 많은 사람들을 신속하게 처리하는 서비스에 비해

일본은 답답한 면이 있지만, 그것도 여행의 일부.

일본에서 좀 더 여유롭게 기차를 타고 또 배를 타고 여행하고 싶다.

광할한 태평양이 보이는 곳에 모래찜질 장이 있다.

모래찜질을 받기 위해 대기하는 곳에 온천물을 과시하기 위해 온천물로 삶고 있는 계란을 팔고 있다.

한국에서는 이제 보기 힘든 병우유를 파는 자판기를 보며 일본사람들이 생각하는 합리적인 사고에 대해 느낀다.

내가 보기에는, 일본사람들은 바꿀 이유가 없다면 바꾸지 않는다.

우리는 바꾸지 않을 이유가 없다면 바꾼다.

둘 다 합리적이지만, 정서적으로 전통을 지킨다는 쪽이 더 안정적일 것이다.

아마 일본사람들에게는 이런 안정감이 무엇보다 중요한 듯 하다.

탈의를 해서 사진 찍은 것이 없어 ANA 홈페이지에서 담은 사진.

사람이 없어 저 위쪽의 나무로 만든 그늘막만 운영하였다.

동네에서 오신 듯한 아주머니들이 화산으로 뜻뜻해진 모래를 덮어주신다.

태평양에서 불어오는 찬 바람이 대기에 가득 차고, 따듯한 모래안에 누워 있다.

일본사람들은 풍류를 안다.

이는 모래찜질 후 방문한 인근의 노천온천에서도 느낀다.

따뜻한 온천장에서 겨울 바다를 보며 몸이 노근해지는 느낌.

겨울이어서인지 모래찜질장이나 노천온천장 모두 한산하였다.

무엇보다, 장사가 되니 이사람 저사람이 모두 와서 똑같은 찜질장과 온천장이 난립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무슨 연유인지 그렇지 않다.

비수기인 겨울이라서 그렇게 느껴진건가?

바다와 온천, 그리고 겨울, 가고시마에 겨울에 올 이유.

다시 긴 열차 여행을 하고 가고시마로 복귀.

가고시마 앞바다에 떠있는 화산섬, Sakurajima로 간다.

터미널에서 섬으로 가는 페리가 있다.

근해를 운행하는 연락선의 여유로운 분위기를 좋아한다.

섬에 도착하니 벌써 해가 지기 시작한다.

가고시마에서 마지막 밤이라 어두운 섬을 따라 갈 수 있는데까지 걸어본다.

다음날 후쿠오카로 올라와 페리를 타고 부산으로 귀국.

큐슈 여행은

우선 편하다.

부산에서 페리를 타고 편하게 갈수 있다.

공항에 가는 두근거림도 있지만, 배 여행이 주는 편안함도 있다.

까다로운 입국과 출굴 절차도 없고, 기내식도 없고, 스튜어디스도 없다.

마치 고속버스를 타듯 기다리다가 타서 모든 생명의 고향인 바다가 주는 감흥을 즐기다가 내리면 된다.

가까운지라 한국사람들이 많이 와서 그런지 일본말을 몰라도 그럭저럭 즐겁게 돌아다닐 수 있다.

한국과 일본사람들이 하는 게 워낙 비슷해서, 눈치만 조금 있으면 적응할 수 있고,

정 안되면 만세를 부르고 관광포스트에서 물어보거나 도움을 청하면 된다.

거의 대부분 한국말이 지원되고, 세상에서 가장 친절한 일본의 관광시스템이 버티고 있다.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음식.

여행을 하며 느끼는 것이지만, 문화의 기저에는 음식이 받치고 있고 동시에 최상층에서도 위치하여 대부분에 관여한다.

일본음식이야 워낙 친숙해서 한국인이 아는 맛만 먹어도 여행하는데 문제가 없는 곳은 일본이 유일하지 않을까.

거기다가 뒷골목을 돌아다니다가 Challenge하는 보상도 큐슈가 가장 크리라.

보기보다 큐슈 여행은 가성비가 좋다.

소박하고 여유로운 여행가에게 큐슈는 만족스러운 수준의 호텔과 음식을 제공한다.

확실히 한국의 관광지 물가보다는 만족스러운 수준이었다.

그리고, 큐슈는 다채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일본에 관광으로는 큐슈와 북해도를 다녀왔을 뿐이지만, 일본은 생각보다 크고 다양하다.

기본적으로 바다도 크고 산도 높다, 그리고 많다.

조금만 노력한다면 원시적인 자연도 즐길 수가 있다.

큐슈가 둘러싸인 태평양과 섬들, 그리고 에비노 고원의 높은 산들을 여유롭게 즐길 다음 기회를 생각하고 있다, 늘 언젠가이지만.

논란이 있겠지만, 일본이 시작한 곳이 큐슈라 오래된 이야기들이 있을 것이고, 특히 한국과의 관계도 깊다면...

얼치기 인문학도에게는 즐거운 곳이 아닐 수 없다.